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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39

무죄불벌주의의 의미와 현실 무죄불벌주의는 형사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유죄가 증명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말한다. 말 그대로 “무죄이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윤리적 선언이 아니라 형사재판이 작동하는 방식 전체를 지배하는 기준이다. 이 원칙은 국가가 개인을 처벌할 때 요구되는 정당화 수준을 높여, 형벌권이 감정이나 의심에 따라 행사되는 것을 막는다. 결과적으로 무죄불벌주의는 피고인을 ‘특별히 보호해주는 특권’이라기보다, 누구나 억울하게 처벌될 수 있는 현실에서 국가 권력을 통제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형사사법은 늘 긴장 위에서 움직인다. 한편에는 범죄를 처벌해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무고하거나 의심만 받는 사람을 처벌하면 안 된다는 요구가 있다. 무죄.. 2026. 1. 4.
미수론, “끝까지 못 했어도” 처벌이 가능한 이유와 그 한계 미수론은 범죄가 완성되기 전에 멈춘 경우를 어떻게 평가할지 다루는 이론이다. 형법은 원칙적으로 범죄가 완성된 경우를 중심으로 처벌하지만, 현실에서는 범죄가 계획되었더라도 중간에 실패하거나, 우연한 사정으로 결과가 발생하지 않거나,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때 “결과가 안 났으니 아무 책임도 없다”라고만 하면 사회적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고, 반대로 “시도만 해도 다 똑같이 처벌”하면 처벌이 과도해질 수 있다. 미수론은 이 두 극단을 피하면서, 범죄의 위험이 실제로 현실화될 단계에 이르렀는지, 행위자의 의사가 어디까지 드러났는지, 그리고 중단의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책임과 형의 정도를 조절하는 체계다. 미수론이 중요한 이유는 “범죄의 완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형사책임의 경계를 보여.. 2026. 1. 3.
행정법의 과잉금지원칙, 행정권이 “필요 이상으로” 국민을 제한하지 못하게 하는 기준 과잉금지원칙은 행정권이 공익을 위해 국민의 권리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있지만, 그 제한이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해서는 안 된다는 통제 원칙이다. 행정은 공공질서, 안전, 보건, 환경, 재정 등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빠르고 넓게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각종 허가, 금지, 영업정지, 과태료, 시설 폐쇄, 출입 제한 같은 조치가 발생하고, 이런 조치들은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 재산권, 사생활의 자유, 이동의 자유 등과 직접 충돌할 수 있다. 과잉금지원칙은 바로 이 충돌 지점에서 “공익을 이유로 한다면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따지는 기준으로 기능한다. 행정법에서 과잉금지원칙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행정작용이 입법보다 훨씬 일상적이고 구체적으로 국민의 삶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법률이 큰 방향을 정한다면, .. 2026. 1. 3.
“위법한데도 처벌할 수 없는 경우”를 가려내는 마지막 관문__책임론 형법에서 범죄 성립을 판단할 때 흔히 세 단계 구조를 사용한다. 먼저 사실관계가 범죄의 틀에 들어맞는지(구성요건 해당성)를 보고, 그 다음 그 행위가 법질서 전체 관점에서 허용될 수 없는지(위법성)를 본다. 마지막으로 남는 단계가 책임론이다. 책임론은 위법한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비난하며 처벌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다시 말해 책임론은 “행위가 나빴다”와 “그 사람을 처벌할 수 있다”를 구분하는 장치다.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형사처벌은 단순한 손해배상이나 행정 제재보다 훨씬 강력하고 낙인이 큰 조치다. 그래서 형법은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지 않고, 그 결과를 낳은 사람이 당시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 법을 지키는 방향으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었는지,.. 2026. 1. 3.
노동삼권/일하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말할 수 있도록 만든 헌법의 장치 노동삼권은 일하는 사람이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약한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헌법이 보장하는 세 가지 핵심 권리를 말한다. 내용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다. 이 세 권리는 각각 따로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함께 모일 수 있어야(단결권) 요구를 정리할 수 있고, 요구를 정리해야 협상이 가능하며(단체교섭권), 협상이 결렬될 때 마지막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단체행동권) 교섭력이 생긴다. 노동삼권은 이 연결 구조를 통해 노동자가 임금과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든다. 노동관계는 계약 형태를 띠지만, 현실에서는 대등한 협상이 어렵다. 사용자는 인사권과 업무 지휘권, 임금 지급권을 가지고 있고, 노동자는 생계가 걸린 상태에서 조건을 .. 2026. 1. 3.
왜 처벌하는가,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형법의 마지막 단원(형벌론) 형벌론은 범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뒤,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처벌할 것인지, 그리고 그 처벌이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하는지를 다루는 영역이다. 범죄론이 “처벌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단계라면, 형벌론은 “처벌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당한가”를 묻는다. 같은 범죄라도 처벌의 강도와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그 차이는 개인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형벌론은 법감정이나 분노에 기대기보다, 처벌의 목적과 한계를 분명히 하여 형벌권이 통제된 방식으로 행사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형벌은 단순히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아니다. 형벌은 사회가 범죄를 대하는 태도를 보여 주는 공적 메시지이기도 하고, 동시에 범죄를 줄이기 위한 정책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형벌론은 “응징”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2026.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