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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39

행정처분은 왜 “이유”를 적어야 하는가 행정청의 처분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감정을 경험한다. “왜 안 된다는 거지?”, “무슨 근거로 이런 결정을 한 거지?”라는 의문이다. 허가가 거부되거나, 지원금이 환수되거나, 영업정지 같은 불이익 처분을 받으면 당사자는 결과 자체만큼이나 그 이유가 납득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다. 행정법은 이 답답함을 제도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 핵심 장치가 이유제시의무다. 행정청은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처분을 하면서, 단순히 “결정했다”로 끝내지 않고 어떤 사실과 어떤 법적 근거에 따라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밝혀야 한다. 이유제시는 행정의 품격을 높이는 선언이 아니라, 권리구제를 가능하게 만드는 절차적 장치다. 1. 이유제시의무의 의미: 통지서의 ‘문장’이 아니라 권리보호의 장치 이유제시는 흔히 ‘처분서에 .. 2026. 1. 24.
행정지도: “권고일 뿐”이 정말 권고로 끝날까 행정기관과 시민이 만나는 장면에서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이건 처분이 아니라 지도입니다.” “일단 이렇게 하세요.” “권고니까 따라주시면 됩니다.” 문장만 보면 강제성이 없는 안내처럼 들리지만, 현실에서 행정지도는 때로 처분만큼 큰 압박으로 작동한다. 특히 영업을 하는 사람,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 보조금·지원금과 연결된 사업자는 “권고”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관계가 틀어지면 이후 절차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렵고, 실제로 행정기관이 사실상 강제처럼 운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정지도는 행정법에서 중요한 주제가 된다. 형식은 권고인데 실질은 강제일 때, 법은 이를 어떻게 평가할까. 행정지도는 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1. 행정지도의 개념: 처분이 아닌 행정작용 행정지도는 행정기관이 .. 2026. 1. 24.
온라인 한 줄이 형사문제로 번지는 구조 온라인 공간에서 분쟁이 빠르게 커지는 이유는 말이 기록으로 남고, 유통 속도가 빠르며, 맥락이 잘려 전달되기 쉽기 때문이다. 댓글 한 줄, 후기 한 문장, 메신저 캡처 하나가 순식간에 퍼지고, 당사자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거나 “그냥 감정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형사법은 특정 상황에서 발언을 범죄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명예훼손과 모욕은 일상 언어가 형사책임과 맞닿는 대표 분야다. 다만 이 영역도 모든 비난과 불쾌한 말이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법은 몇 가지 기준으로 선을 긋는다. 핵심은 결국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표현인가”, 그리고 “그 표현이 사실 적시인지, 단순한 경멸적 표현인지”를 분리해 보는 것이다. 1. 명예훼손의 뼈대: 사실을 적시해도 문제가 될 수 있.. 2026. 1. 21.
정보공개청구: “공공기관 자료를 볼 권리”는 어디까지 인정될까 행정법을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체감하는 제도 중 하나가 정보공개청구다. 민원 처리 과정이 납득되지 않거나, 처분의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을 때, 혹은 내 권리·의무에 영향을 준 행정의 판단 자료를 보고 싶을 때 사람들은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한다. 정보공개청구는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는 장치가 아니라,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이 행정작용을 감시·통제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절차다. 다만 모든 자료가 무제한으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의 안전, 수사의 공정성, 개인의 사생활, 영업비밀처럼 보호할 가치가 큰 영역이 존재하고, 법은 공개와 비공개의 균형을 정교하게 설계해 두었다. 결국 정보공개청구의 핵심은 “국민의 알 권리”와 “비공개 필요성” 사이에서 어디까지가 정당한 공개 범위인가를 따.. 2026. 1. 19.
말 한마디로 처벌까지 이어지는 이유와 성립 요건의 핵심 사기죄는 “돈을 떼먹었다”는 단순한 도덕 비난을 넘어,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범죄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은 두 가지다. 첫째, 돈을 갚지 못하면 곧바로 사기가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 둘째, 상대가 기분 나쁘게 속였으니 무조건 사기라고 보는 경우다. 형법은 이런 직관과 거리를 두고, 일정한 구조를 갖춘 경우에만 사기죄를 인정한다. 사기죄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봐야 한다. 결국 사기죄는 상대방을 속이는 행위로 착오를 일으키고, 그 착오로 재산을 처분하게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과정이 입증될 때 성립한다. 1. 사기죄의 기본 구조: 속임수, 착오, 처분, 재산상 이익 사기죄는 네 단계가 연결되는 구조로 설명된다. 먼저 ‘기망’ 즉 속임.. 2026. 1. 19.
정당한 공권력 행사의 경계와 형사책임의 기준 형사법 영역에서 일상과 가장 자주 맞닿는 죄 중 하나가 공무집행방해죄다. 거리에서의 단속, 음주측정, 현장 출동, 신원 확인, 질서 유지처럼 공무원이 국민과 마주하는 장면은 다양하고, 그 과정에서 언쟁이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공무집행방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불쾌한 말이나 불응, 항의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죄는 공권력의 권위를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넓게 적용될 위험이 있는 만큼,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는 전제가 반드시 점검되어야 한다. 결국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정당한 공무집행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방해했는가이다. 1. 보호법익과 구성의 출발점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 기능이 원활히 수행되도록 보장하려는 취지를 가진다. 여기서 보호되는 것은 공무원 개인의 감정이나 체면.. 2026.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