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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공권력 행사의 경계와 형사책임의 기준 형사법 영역에서 일상과 가장 자주 맞닿는 죄 중 하나가 공무집행방해죄다. 거리에서의 단속, 음주측정, 현장 출동, 신원 확인, 질서 유지처럼 공무원이 국민과 마주하는 장면은 다양하고, 그 과정에서 언쟁이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공무집행방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불쾌한 말이나 불응, 항의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죄는 공권력의 권위를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넓게 적용될 위험이 있는 만큼,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는 전제가 반드시 점검되어야 한다. 결국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정당한 공무집행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방해했는가이다. 1. 보호법익과 구성의 출발점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 기능이 원활히 수행되도록 보장하려는 취지를 가진다. 여기서 보호되는 것은 공무원 개인의 감정이나 체면.. 2026. 1. 18.
위법성 조각사유의 착오 형법은 범죄 성립을 단순히 “나쁜 결과가 발생했는가”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며, 책임이 있어야 한다. 이 가운데 ‘위법성’은 국가가 그 행위를 형벌로 금지해도 정당한지, 즉 법질서가 허용할 수 없는 침해인지 판단하는 단계다. 정당방위, 긴급피난, 정당행위 같은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되면 행위는 위법하지 않으므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에서 사람의 인식이 항상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정당방위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당사자는 “지금 공격을 받는다”고 믿거나, 실제로는 권한이 없는데도 “법이 허용하는 조치”라고 믿고 행동할 수 있다. 이처럼 행위자가 위법성 조각사유가 존재한다고 오인하고 행위한 경우를 위법성 조각사유의 착오라고 부.. 2026. 1. 11.
정당행위의 구조와 판단 기준 형법은 원칙적으로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러나 사회는 단지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행위를 동일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경찰의 체포, 의사의 수술, 부모의 훈육,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행사처럼 외형상 타인의 신체·자유·재산을 제한하는 모습이더라도, 사회 공동체가 이를 불가피하거나 정당하다고 평가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정당행위는 바로 그 지점을 형법의 언어로 정리한 개념이다. 즉,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이다. 정당행위는 흔히 정당방위, 긴급피난과 함께 ‘위법성 조각사유’로 분류된다. 다만 정당방위가 부당한 공격에 대한 방어라는 대립 구조를 전제로 하고, 긴급피난이 현재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 2026. 1. 7.
임금의 기본 구조를 노동법 관점에서 정리하기 노동법에서 임금은 단순히 “받는 돈”이 아니다. 임금이라는 한 단어 안에는 근로자가 제공한 노동에 대한 대가라는 의미가 들어 있고, 그 대가가 어떤 성격을 갖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칙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같은 돈이라도 임금으로 인정되면 최저임금, 연장·야간·휴일수당, 퇴직금, 각종 사회보험과 같은 제도와 연동된다. 반대로 임금이 아니라면 지급 여부가 계약이나 회사 정책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 그래서 임금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얼마 받았나”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받았나”를 정리하는 일이다. 현실의 급여명세서를 보면 기본급 외에 각종 수당과 상여, 복리후생 명목의 금품이 섞여 있다. 그 항목들은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법적 성격이 같지 않다. 어떤 항목은 근로 제공의 대가로 평가되어.. 2026. 1. 6.
긴급피난의 요건과 판단 구조 형법은 원칙적으로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생명이 위태롭거나, 화재나 사고가 번지기 직전이거나, 눈앞의 위험이 당장 현실화될 때 사람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때 법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 행위가 위법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그 선택이 사회가 받아들일 만한 것이었는가”다. 긴급피난은 바로 이런 극한 상황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작은 피해를 감수한 행위를 일정 범위에서 정당화하는 제도다. 긴급피난은 정당방위와 함께 위법성을 없애는 대표적 사유로 언급된다. 다만 둘은 성격이 다르다. 정당방위는 부당한 공격이라는 ‘사람의 침해’에 맞서는 방어라면, 긴급피난은 자.. 2026. 1. 5.
노동쟁의행위, ‘파업’만이 아니라, 교섭을 움직이게 하는 집단행동의 법적 구조 노동쟁의행위는 노동자가 단체로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사용하는 집단행동을 말하며, 흔히 가장 먼저 떠올리는 형태가 파업이다. 다만 노동쟁의행위는 파업이라는 한 단어로만 설명되기 어렵다. 현실에서는 쟁의행위가 발생하기 전부터 교섭이 이어지고, 조정 절차가 개입하며, 그 과정에서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어디까지가 허용되는가”를 놓고 긴장한다. 노동쟁의행위는 단체행동권을 실질화하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생산과 서비스 제공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법은 일정한 조건과 절차를 통해 그 범위와 방식을 통제한다. 결국 노동쟁의행위는 권리로서의 집단행동과 사회적 영향에 대한 제한이 동시에 존재하는 영역이다. 이 글에서 중요한 관점은 두 가지다. 첫째, 노동쟁의행위는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근로조건과.. 2026.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