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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처벌하는가,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형법의 마지막 단원(형벌론) 형벌론은 범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뒤,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처벌할 것인지, 그리고 그 처벌이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하는지를 다루는 영역이다. 범죄론이 “처벌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단계라면, 형벌론은 “처벌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당한가”를 묻는다. 같은 범죄라도 처벌의 강도와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그 차이는 개인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형벌론은 법감정이나 분노에 기대기보다, 처벌의 목적과 한계를 분명히 하여 형벌권이 통제된 방식으로 행사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형벌은 단순히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아니다. 형벌은 사회가 범죄를 대하는 태도를 보여 주는 공적 메시지이기도 하고, 동시에 범죄를 줄이기 위한 정책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형벌론은 “응징”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2026. 1. 3.
경찰개입청구권의 의미와 한계 경찰개입청구권은 위험이나 침해가 현실화될 때, 국민이 국가에게 “그냥 지켜보기만 하지 말고 경찰권으로 개입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 다루는 개념이다. 행정법에서 경찰은 단순히 범인을 잡는 조직만을 뜻하지 않는다. 넓게 보면 공공의 안전과 질서, 위험 예방을 위해 작동하는 국가 작용 전체를 말한다. 따라서 경찰개입청구권은 “경찰관이 출동하라”는 일상적 요구를 넘어서, 국가가 기본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가, 해야 한다면 어떤 조건에서 개인이 이를 권리로 주장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현실에서도 이 질문은 자주 등장한다. 반복되는 스토킹, 이웃 간 갈등에서의 폭력 위험, 집단적 소란, 지속적인 협박, 영업장 앞에서의 위력 행사처럼 “방치하면 더 큰 피해가 생길 것 같은 상황”은 적.. 2026. 1. 3.
재량의 빈틈을 메우는 권리: 무하자재량청구권을 제대로 이해하기 행정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재량이 있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 말이 곧 “결과가 바뀔 수도, 안 바뀔 수도 있다”는 불안으로 다가온다. 같은 요건을 갖추고도 어떤 사람은 허가를 받고, 어떤 사람은 거부당한다. 같은 위반인데 어떤 사람은 가벼운 처분을 받고, 어떤 사람은 생계를 흔들 정도의 처분을 받는다. 이때 국민이 느끼는 문제는 단순히 불만이 아니라 “판단이 제대로 이뤄진 게 맞나”라는 의문이다. 무하자재량청구권은 바로 그 의문을 법적 언어로 정리한 개념이다. 핵심은 거창하지 않다. 행정청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더라도, 국민은 행정청에게 하자 없이 정상적인 방식으로 재량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하는 결과를 달라”가 아니라.. 2026. 1. 3.
국가권력을 제한하고 개인의 자유를 실질화하는 헌법의 핵심 체계 기본권론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 무엇인지, 그 기본권이 어떤 구조로 보호되는지, 국가가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분야다. 헌법에서 기본권은 단순한 “좋은 선언”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대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범적 기준이다. 즉 기본권은 개인에게는 자유와 권리의 보루이고, 국가에게는 권력 행사의 한계를 정하는 안전장치다. 기본권론은 이 관계를 구체화하여, 한 사건에서 “무슨 권리가 문제 되는지”, “그 권리가 침해되었는지”, “침해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 기본권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국가작용의 대부분이 기본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허가·단속·제재, 수사의 압수·수색·체포, 입법의 규제와 제도 설계, 사법의 판.. 2026. 1. 3.
위법성론: 구성요건에 해당해도 처벌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단계 형법에서 범죄가 성립한다고 말하려면 보통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 사실관계가 법이 정한 범죄의 틀에 들어맞는지(구성요건 해당성)를 본다. 둘째, 그 행위가 법질서 전체 관점에서 허용될 수 없는지(위법성)를 본다. 셋째, 그 사람을 비난하며 처벌할 수 있는지(책임)를 본다. 이 가운데 위법성론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판단 이후에 그럼에도 처벌할 수 없는 사유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 위법성론은 범죄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오해를 하나 교정한다. 즉,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실에서 이 단계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폭행이나 손괴처럼 보이는 행위가 실제로는 방어를 위한 행동이거나 더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기 .. 2026. 1. 3.
영장주의: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 통제 장치’ 영장주의는 국가가 국민의 신체나 주거, 소지품 같은 영역에 강제로 개입하려면 원칙적으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영장은 “수사기관이 이렇게 강제처분을 하겠다”는 의사를 적어 놓은 종이가 아니라, 독립된 제3자인 법원이 그 필요성과 범위를 사전에 심사한 뒤 허용했다는 증표다. 즉 영장주의의 핵심은 강제수사를 막자는 뜻이 아니라, 강제수사가 필요할 때에도 통제된 방식으로만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에 있다. 형사절차에서 강제처분은 개인의 기본권을 크게 제한한다. 체포나 구속은 신체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고, 압수·수색은 사생활과 재산권, 주거의 평온을 침해할 수 있다. 그래서 영장주의는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강제처분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그 판단을 법원이.. 2026. 1. 3.